우리 몸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병원균이 몸 안에 들어왔을 때 이겨내는 힘을 발휘한다. 이것을 ‘면역력’이라고 한다. 하지만 최근 스트레스, 생활 환경의 변화 등으로 외부 항원이 아닌 정상 세포를 적으로 오인해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매월 ‘하이닥’에서는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의 증상과 원인, 치료법 등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아토피란? 아토피 피부염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로 세계 인구의 약 20%가 앓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주로 유아기, 소아기에 시작되는 만성적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건조하고 가려운 증상을 특징으로 한다. 유아의 경우 두피 또는 뺨, 팔다리에 습진이 생기며 성장하면서 증상이 호전되는 경향이 있다. 성인은 팔과 다리의 접히는 부분의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건조하고 비늘 같은 양상을 띤다. 특히 목과 얼굴, 눈 주위에 발진이 생길 수 있다.
이는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인 요인, 면역력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한다고 알려지나 정확히 어떤 것이 원인이라고 콕 집어 발표된 바는 없다. 하지만 많은 아토피 환자가 천식, 꽃가루 알레르기를 앓는 것을 보아 그들의 면역 체계 과정에 결함이 있을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며, 이를 중심으로 치료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어떤 영향을 미치나? 아토피는 눈 주위의 약하고 부드러운 피부, 눈꺼풀을 넘어 눈썹과 속눈썹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준다. 가려움을 이기지 못해 눈 주변을 긁고 비비면 피부가 짓무르고 변형이 생길 수 있으며 팔다리의 접히는 부분은 피부가 두꺼워지고 어두운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아토피 피부염을 가진 사람은 피부 문제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우울증, adhd 등과 같은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도 크다.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병원의 eric simpson 박사는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소아에게서 adhd가 발생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소아에 비해 1.87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으며, 우리나라 국민보험공단과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아토피피부염을 진단받은 환자는 총 36,422명이었고 이들 중 9.59%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이 중 우울증이 2.47%를 차지했다.
또한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좌절감과 죄책감을 느끼기 쉽고, 아이는 통증과 가려움 그리고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를 겪을 수 있다. 국내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아동의 가정은 부정 정서와 양육 스트레스가 크고, 아토피 피부염 중증도가 높은 아동의 부모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낮은 삶의 질을 경험할 확률이 7.3배 더 높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아토피의 진단과 치료 방법은? 아토피 피부염의 임상 양상은 매우 다양해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이를 진단할 때는 대개 1980년 hanifin과 raika가 제시한 진단기준을 참고하여 진행한다. 우리나라는 2005년 이 진단 기준을 바탕으로 3가지 주소견과 14가지 부소견으로 구성된 한국인 아토피 피부염 진단기준을 발표했으며 주소견 중 2개 이상, 부소견 중 4가지 이상이 포함되면 아토피 피부염으로 진단한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를 위해서는 건조한 피부를 촉촉하게 만들고 발생한 습진과 염증을 치료하기 위한 국소 스테로이드제, 국소 칼시뉴린 억제제 및 항히스타민제가 사용된다. 국소 스테로이드제는 아토피의 원인이 되는 포도상구균의 집락화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는 강도에 따라 7단계로 분류되며, 나이와 증상 등에 따라 적절한 단계를 선택해 사용한다.
국소 칼시뉴린 억제제는 항염증성 면역조절제로, 피부가 얇은 부위에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스테로이드로 증상 조절 후 상태를 유지하는 목적으로 바를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는 가려움이 심한 경우 이를 완화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 외에도 일반적인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을 때 스테로이드제의 피부 침투력을 향상하고 외부로부터 보호막 역할을 하는 젖은 드레싱을 하거나 세포의 회복을 도와주는 광선요법, 피부 상태로 위축되거나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상담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하는 점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물리적 자극에 노출되면 피부가 가렵거나 습진, 발적이 생길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누, 세제, 청소 용품, 합성 섬유, 먼지에도 심한 가려움이나 피부 건조가 발생할 수 있으며 꽃가루, 곰팡이, 진드기 등의 알레르기 항원, 온도 및 습도 변화도 아토피 증상의 방아쇠를 당기는 격이 될 수 있다.
일상생활을 할 때는 피부 반응을 악화할 수 있는 다양한 요인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특히 어린아이의 경우 달걀, 콩 등 특정 음식을 먹으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피부가 건조할 때 가려운 증상이 심해지거나 없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수분 공급을 해야 한다.
화학 제품은 줄이고 피부에 자극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먼지가 잘 들러붙는 카펫, 블라인드는 없애는 것이 좋다. 또한 피부를 긁었을 때 상처가 발생할 확률을 줄이기 위해 손톱은 짧고 깨끗하게 유지해야 하며, 목욕과 샤워는 되도록 10~15분 이내로 제한하고 물 온도는 너무 뜨겁거나 차갑지 않게 해야 한다. 목욕 후에도 몸을 수건으로 박박 문지르지 말고 부드러운 수건으로 몸을 가볍게 두드리고 피부가 젖어 있을 때 수분이 풍부한 크림을 바르면 건조함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