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는 완전식품이라고 알려져 있다. 단백질, 칼슘, 칼륨, 요오드, 비타민 b2(리보플라빈), 비타민 12 등 필수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남녀노소 모두 먹어야 하는 식품이다. 하지만 유독 우유는 피부에서만큼은 많은 오해를 받고 있다. ‘우유를 마시면 아토피 피부염이 생긴다’, ‘우유는 여드름 피부에 영향을 미친다’ 등 근거 없는 가설들이 우유 섭취를 꺼리게 만들기도 한다.
지난 6월 1일 세계 우유의 날을 맞아 ‘우유인식 개선을 위한 시민강좌’가 개최되었다. 이곳에서 진행된 서울의료원 피부과 김현정 과장의 강의를 통해 우유가 피부에 미치는 영향과 다양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유는 피부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우리의 피부 표면은 마치 벽돌을 쌓아놓은 벽처럼 생겼습니다. 납작한 벽돌과 같은 세포 사이사이엔 피부를 유연하게 만들고 방수기능을 하는 피지선이 시멘트 역할을 합니다. 이 벽, 즉 피부 장벽이 탄탄하면 피부가 건강하다는 증거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피부 장벽이 무너지면 몸 안의 수분이 쉽게 날아가 피부가 건조해지고 알레르겐, 유해물질 균 등이 쉽게 침입하며 그 결과 피부에 염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우유를 마시면 피부 장벽 구성에 중요한 지질 성분인 콜레스테롤, 지방산, 세라마이드가 보충되어 매끈한 피부를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유지방안에는 인지질 성분인 ‘스핑고마이엘린’과 ‘포스퍼디딜콜린’이 들어 있어 피부 수분도를 높여주고 피부 장벽 기능을 강화합니다. 피부를 위한 우유를 고를 때는 지방을 빼지 않은 전유(whole milk)를 권합니다.
우유를 마시지 않고 바르는 것은 도움이 될까요?위에서 말한 것처럼 피부 장벽은 매우 튼튼하고 방수 효과가 훌륭하기 때문에 바르거나 목욕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흡수가 되지 않으므로 되도록 우유를 많이 마시는 것이 피부에 더 효과적입니다. 특정 유산균을 이용해 발효한 요구르트, 치즈 등은 항산화, 항노화 기능이 있어 이것 역시 자주 섭취하면 좋습니다.
유지방이 혹시 여드름을 유발하진 않을까요?여드름이 매우 심하지만 않다면 상관없습니다. 지난 5월 8일 유럽 임상 영양 학회(european society for clinical nutrition and metabolism)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여드름이 매우 심한 청소년이 지방이 많은 우유를 먹을 경우 여드름이 약 1.2배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여드름이 심하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 우유 섭취가 문제가 되지 않았고 우유를 발효한 요구르트, 치즈의 경우도 이와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우유 속 락토페린 성분은 피부 지질 중 여드름균이 좋아하는 중성지방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여드름 치료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우유 섭취를 꺼리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유의 락토페린 성분이란 무엇인가요?젖소의 초유에 들어 있는 항바이러스, 항균 물질입니다. 세균의 증식을 억제해 여드름을 완화하는 것 외에도 자외선으로 인해 빨개지는 피부 염증 반응을 막아주며 미백 기능까지 합니다. 또한 상처 회복에 필수적인 콜라겐 생성을 촉진해 건강한 피부를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멸균 우유도 피부에 좋은가요?네, 좋습니다. 멸균 우유는 130~150℃의 초고온에서 3~5초의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살균하고 멸균 실에서 충전·포장해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칼슘, 단백질, 유지방 등의 주 영양소가 들어 있기 때문에 일반 우유와 마찬가지로 마시면 피부에 도움이 됩니다.
우유를 마시면 아토피 피부염이 생길까 꺼리게 됩니다.우유를 마신다고 해서 아토피 피부염이 생기거나 나빠진다는 것은 근거 없는 이야기입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유전적으로 약한 피부 장벽이 원인입니다. 그래서 부모가 아토피 피부염이 있으면 자녀 역시 아토피 피부염이 생길 가능성이 80%나 됩니다. 연구 결과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환자 중에 우유 등 유제품을 많이 먹는 군이 증상이 약했고 악화되지도 않았습니다.
만약 우유 알레르기가 있다면 무조건 우유를 안 마실 것이 아니라 전문의와 상의 후 특수 가공 우유와 같은 제품을 적극적으로 섭취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아이가 만 2세 전이고 아토피 피부염이 걱정된다면 요구르트와 같은 발효유를 먹이는 것도 좋습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